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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또다른 수학여행
깜보입니다
2007. 5. 1. 10:03
졸업한 아이들 35명을 데리고 졸업여행을 다녀왔다. 흔히 경주라면 수학여행 코스 정도로만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참다운 경주맛을 보여 주었다.
청도 운문사에서의 아침 예불 참석은 어느 기독교신자 아이에게는 타 종교에 대한 신뢰회복의 지름길이 되었고, 감포 앞바다에서의 일출은 평생(15년) 소원인 아이에게 멋지게 보여준 것이 무엇보다도 뿌듯한 하루였다. 경주의 수많은 왕릉을 그냥 보고만 지나쳤던 부분을 진평왕릉에 가서 또 다른 맛을 보여주었다. 감은사탑을 통해서 조상들의 삶의 모습과 지혜를 느끼게 해 준 것도 보람이었다. 남산 언저리의 불적들을 보여주면서 경주가 석굴암,불국사뿐만 아닌 것도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계기가 되었다. 아이들 중에는 가슴에 새겨 두고 조금조금씩 꺼내서 곱씹어 보고 싶다는 아이도 있었다.
남도의 포근한 봄내음과 함께 아이들이 듬뿍 정기를 받고 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내가 근무하는 중학교에는 올해도 수학여행을 간다고 한다. 그것도 한 학년(170여명)이 모자라(?)서 1학년(220여명)도 함께 간다고 한다. 신입생(올해 초등학교 졸업생)들은 벌써 6학년때 경주를 수학여행을 갔다 온 것이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여관의 수요에 맞춘 결과다. 웃기는 짜장이다. 졸업여행을 한 아이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만 남긴꼴이니!
아! 남산 언저리의 개울물 소리가 그립고, 운문사 옆의 개천물 소리가 잔잔히 들려오는 느낌만을 생각하고 싶다.
출처 : 사단법인 한국의 재발견
글쓴이 : 정진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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