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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번째 한글 '연행록' 발견돼

깜보입니다 2007. 11. 20. 17:46

국내 5번째 한글 '연행록' 발견돼

연합뉴스|기사입력 2007-11-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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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시 시사편찬 자료수집 과정서 입수

(의왕=연합뉴스) 박기성 기자 = 조선조에 중국으로 파견된 공식 사절단의 행적을 한글로 기록한 기행문집 '연행록(燕行錄)'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가 시사편찬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이 한글 연행록은 철종 때 품산(品山) 김직연(金直淵,1811~1884)이 작성한 문집으로, 국내에서 5번째로 발굴된 것이면서 현존하는 마지막 사행(使行)기록이다.

20일 의왕시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이 연행록은 철종 9년인 1858년 10월 26일부터 이듬해 3월 20일까지 동지사(冬至使.조선시대에 명과 청에 정기적으로 파견한 사신)의 서장관(書狀官)으로 동행한 김직연이 기록한 기행문집이다.

모두 3권으로 된 연행록은 정사(正使)인 이근우(李根友.1801~1872)를 비롯해 310명으로 구성된 사신단이 대궐을 떠나 중국 베이징에 이르는 과정, 베이징에 도착한 다음날부터 사행 목적을 완수하고 떠나기 전날까지의 상황, 베이징을 떠나 귀국해 복명하기까지의 과정으로 각 권을 구분했다.

강남대 경기문화연구소 김근태 박사는 "조선시대에 모두 870차례에 걸쳐 중국 명과 청에 공식 외교사절을 보냈고 이를 기록한 연행록은 100여편이 전하지만 이 중 한글본은 드물어 학술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한글 연행록은 허목(許穆)의 '죽천행록'(1624.10~1625.10), 홍대용(洪大容)의 '을병연행록'(1765.11~1766.4), 이계호(李繼祜)의 '연행록'(1793.8~10), 서유문(徐有聞)의 '무오연행록'(1798.10) 등이 있다.

이번에 발굴된 연행록은 한글본과 함께 한문필사본 '연사록(燕사<木+差>錄)'도 발견돼 이를 비교 분석하면 한글과 한문으로 구분해 기록을 남긴 의도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의왕시는 21일 의왕문화원에서 개최하는 의왕시사 발간기념회를 통해 연행록 한글본 외에 일제 초기에 세금을 거둘 목적으로 만든 지적도인 '과세지견취도(課稅地見取圖)' 등 새로 발굴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 자료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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