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반에 일어났다. 30분 늦었다. 7시에 출발한다고 큰소리쳤는데...
부랴부랴 아침 챙겨 먹고 간단하게 먹거리와 간식거리 챙기고 집을 나선다. 7시 30분에 출발이다.
내부순환도로는 생각보다 잘 빠져나간다. 성수대교를 지나니 일사천리로 나간다. 전용차선으로 들어가니 무섭다. 버스도 제대로 없다. 오산까지 막힘없이 잘 빠져나갔다. 망향휴게소에 도착. 2시간의 운행 후의 쉼은 나에게는 신기하게도 활력을 넣어주는 느낌이다. 자주 이용하는 고속도로는 나에게 그러한 리듬을 만들어 준 셈이다.
전라선을 따라 가다 오수휴게소에서 한 번 더 쉬어간다. 아내는 내옷과 자신의 옷을 하나씩 구입한다. 옷값이 싸다고...
송순의 면앙정가. 면앙정에 오른다. 날씨는 좀 풀리긴 했지만 바람이 불어 추위는 더 깊게 느껴진다. 언땅과 녹은 땅이 제각각... 신발에 흙이 묻지 않길 바라는 심정으로 조심조심...
춥다. 바람이 차다. 하지만 창평 들판을 바라보는 들판이 시원하다. 광주라는 대도시 옆이라 비닐하우스가 넓게 펼쳐진 들판이다.
500년 전에는 더넓은 벌판을 바라보며 흡족해 하였을 송순을 떠올려본다. 사대부의 여유와 한가로움이 좋았으리라.
그러니 강호한정가의 맥을 잇는 사설이 더 없이 많이도 나왔으리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정취를 노래하고, 마지막에는 이러한 혜택을 누리는 것도 임금의 은혜라고하는 감군은에 대한 노래로 마지막을 끝내고 있다.
정극인의 상춘곡에서 출발하여 송순, 정철로 이어지는 가사문학의 가교역할을 해 준 것이다.
그의 시조는 교과서에 나오는 것이 세 편 정도 있다.
삼동에 베옷 입고 암혈에 눈비 맞아
구름 낀 볕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
서산에 해 지다 하니 눈물 겨워 하노라
풍상(風霜)이 섞어 친 날에 갓 피온 황국화(黃菊花)를
금분(金盆)에 가득 담아 옥당(玉堂)에 보내오니
도리(桃李)야 꽃이온 양 마라 님의 뜻을 알괘라.
십년을 경영(經營)하여 초려삼간(草廬三間) 지어내니
나 한간 달 한간에 청풍(淸風) 한간 맡겨두고
강산(江山)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배가 고프다. 담양에 오면 들러는 곳은 쌍교떡갈비. 송강정 주차장과 함께 나란히 붙어 있어 더욱 좋다.
역시 맛이 일품이다.
음식의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하나하나가 맛깔스럽다.
배부름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걸어야 한다. 송강정으로 향한다. 호남가단의 최고봉이라 할 만큼 가사문학의 백미이며 동방의 이소(離騷)라고 서포 김만중은 평했다. 면앙정에서 십리 정도 떨어진 거리에 송강정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창평 들판이 더욱 위대해 보인다.
명옥헌으로 향한다.
담양의 정자문화의 가장 위대한 자연의 미를 갖춘 곳이라고 내마음 속에 저장된 곳이기도 하다.
주로 여름과 가을에 오는 곳이기도 하지만, 겨울의 맛 또한 싫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이번 명옥헌 방문은 환상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바로 앞에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는, 평일이라 사람도 아무도 없는 곳, 둘만이 즐기는 환상의 공간이 되고 말았다.
더구나 겨울의 물길을 잘 정리해 주신 분들에게 머리숙여 감사할 따름이다. 배롱나무는 추위에 더욱 살결을 뽐내며 맑은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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