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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보입니다 2022. 6. 20. 10:20

유니크 베뉴?.. '이색 지역 명소' 어때요

박동미 기자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이 더 절실하게 와 닿는 정보화 시대.

'스테이케이션' '핫플' '트래블 버블' '유니크 베뉴'.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이나 외국어를 접하는 기회가 많은 사람이라면 금세, 혹은 약간의 유추를 통해 알 수 있는 단어들이지만, 누구나 알기 쉬운 말은 아니다.

SNS상에서 많이 쓰이는 '핫플레이스(hot place)'와 이를 줄인 '핫플'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명소'나 '뜨는 곳'으로 바꿔 쓸 수 있다.

 

■ 쉬운 우리말 생활 2022 - (1) 취미·생활 (上)

스테이케이션은 ‘근거리 휴가’

트래블 버블 →비격리 여행권역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이 더 절실하게 와 닿는 정보화 시대. 이 ‘앎’엔 나이와 세대, 교육 수준에 상관없이 국민 누구나 원활히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그 출발은 공공언어의 개선이다. 이에 문화일보는 20일부터 ㈔국어문화원연합회와 공동으로 ‘쉬운 우리말 생활 2022’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정책 발표와 언론 보도뿐만 아니라 기업 및 경영·정보기술·보건의료 분야, 그리고 취미와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자주 쓰이는 어려운 외국어와 외래어, 은어, 일본식 한자어 등을 쉬운 우리말로 바꿔 누구도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다. 아름답고 쉽게 다듬어진 대체어를 널리 알리는 데 독자 여러분의 참여를 제안한다.

 

 

막혀 있던 해외여행 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나라마다 출입국 규정을 완화하고 있으며, 명동과 경복궁 등 서울 시내 관광 명소도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사라졌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7∼8월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관련 상품이나 정보, 기사 등을 검색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 단어들을 한번 살펴보자. ‘스테이케이션’ ‘핫플’ ‘트래블 버블’ ‘유니크 베뉴’….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이나 외국어를 접하는 기회가 많은 사람이라면 금세, 혹은 약간의 유추를 통해 알 수 있는 단어들이지만, 누구나 알기 쉬운 말은 아니다. 이 단어들은 공공언어 연구자들과 국어문화원연합회의 개선사업으로 이미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졌다. 예컨대, 머문다는 뜻의 영어 ‘stay(스테이)’와 휴가를 뜻하는 ‘vacation(베이케이션)’을 합한 ‘스테이케이션’은 먼 곳으로 떠나지 않고서도 집 근처에서 휴식 및 여가, 문화생활을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연합회는 직관적이지 않은 영어 신조어보다는 ‘근거리 휴가’라는 쉽고 이해가 빠른 우리말을 제시한다.

 

SNS상에서 많이 쓰이는 ‘핫플레이스(hot place)’와 이를 줄인 ‘핫플’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명소’나 ‘뜨는 곳’으로 바꿔 쓸 수 있다. 물론, 근거리조차 가지 않고, 집에만 내내 머물며 쉬는 휴가인 ‘홈캉스’는 명사 두어 개로 대체할 수 없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사례다. 대신, 연합회 측은 이런 경우에는 영어 단어의 조합인 ‘홈캉스’보다 직관적인 ‘집콕’ 등으로 바꿔 쓰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고 했다. 또한,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홍보물 등에서 자주 보이는 ‘유니크 베뉴(unique venue)’는 ‘이색 지역 명소’로, 코로나19 방역이 잘되고 있는 국가끼리 자유로운 관광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은 ‘비격리 여행 권역’으로 쓰면 이해하기 쉽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관심은 ‘몸’과 ‘패션’으로 옮아간다. 아무래도 신체가 드러나는 계절인 탓이다. 요즘 자주 쓰이는 ‘벌크 업(bulk up)’은 강도 높은 운동을 통해 몸을 크게 만드는 것을 일컫는데, 이 역시 ‘근육 키우기’로 바꾸는 게 훨씬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