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스크랩] 왕릉의 역사성 회복이 필요하다.

깜보입니다 2007. 10. 22. 20:46

왕릉의 역사성 회복이 필요하다.

- 궁궐과 왕릉, 종묘로 이어지는 조선시대 3대 문화 키워드 종합 복원 -


조선시대 3대 문화 키워드, 궁궐과 종묘 그리고 왕릉

 조선시대 '궁궐宮闕'에서 왕과 왕비가 죽으면 육신은 '왕릉王陵'에 묻히고 영혼은 ‘종묘宗廟’에 모셔진다. 궁궐은 왕실가족의 생활터전이며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의 업무공간이다. 그리고 종묘는 돌아가신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례를 통해 국가와 왕실의 정통성과 신성함을 보이는 곳이다. 궁궐과 종묘는 역사성과 독특한 한국문화의 원형적 가치 때문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보호받고 있다.

 궁궐․종묘와 함께 주요한 세계문화유산적 가치를 가진 곳이 ‘왕릉(王陵)’이다. 왕릉은 돌아가신 왕과 왕비를 유교 예법에 따라 육신을 모신 곳으로, 궁궐→왕릉→종묘로 연결되는 문화 키워드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때, 왕실문화의 역사성과 가치를 올바로 알 수 있다. 또한 왕실문화가 보편화되어 일상생활로 정착하게 된 ‘관․혼․상․제’의 전통성을 이해하는 한국문화의 원형을 밝힐 수 있다.

 특히, 궁궐과 종묘는 목조건물이 많아서 화재와 목재의 수명적 한계로 재건축되고 위치 변경이 심하기 때문에 역사적인 고증과 이해에 어려움이 많다. 반면에, 왕릉은 죽은 자에 대한 인간적 예우가 자연경관과 잘 어우러져 있고 문인석․무인석 등 석조 예술품의 뛰어난 미술적 가치가 있다. 그리고 돌이 갖는 재질의 특성상 조각의 마모가 적어서 왕릉을 시대순으로 비교하면 조선왕조 500년의 문화 양식 변화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훌륭한 문화유산이 된다.

 

[그림 1]  궁궐→왕릉→종묘로 연결되는 문화 키워드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때, 왕실문화의 역사성과 가치를 올바로 알 수 있다. 또한 왕실문화가 보편화되어 일상생활로 정착하게 된 ‘관혼상제’의 전통성을 이해하는 한국문화의 원형을 밝힐 수 있다.

 

 지금까지 궁궐과 종묘에 대한 관심이 왕릉으로 이어지면서 궁궐→왕릉→종묘로 연결되는 문화 키워드가 완성되고 왕릉의 문화유산 가치의 재평가와 보존 노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궁궐과 종묘에 비해 시민들의 관심과 보존 노력이 뒤쳐진 만큼 여러 부분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궁궐과 종묘의 경우, 일제강점기에 건물이 파괴되고 미술관․박람회 등이 세워져 역사성의 왜곡이 심했는데 최근에는 많은 건물이 복원되고 역사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재현행사도 풍부해 졌다. 그러나 왕릉은 과거 개발주의 정책으로 자연경관이 훼손되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사적지임에도 불구하고 역사공간이 잘리고 왜곡사용되는 현상이 많다.


왕릉의 보존과 관리실태 - 서삼릉, 태강릉 사례 

 역사문화 복원과 외국 문화유산 반환 운동 등 문화유산에 대해 국민적 관심과 노력이 이어지면서 시민의 문화의식도 상당히 성숙해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 중이다. 그러나 왕릉 지역의 훼손으로 역사성 복원이 어려운 실정이다.

 

 예를 들어 중종비 장경왕후와 철종․철인왕후, 소현세자의 능이 있는 고양시 소재 서삼릉은 430만㎡ 능역 중에서 23만㎡ 만이 문화재청에서 관리하고 나머지는 군사정권 시절부터 골프장, 농협 젖소개량부, 군부대 등에 맡겨져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최근 문화재청의 태릉사격장 철거 논의로 언론에 언급된 태강릉을 보면, 165만㎡ 중 1/3 정도가 (재)한국사격진흥회, 대한체육회, 국방부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들 역시 군사정권시절부터 태․강릉 일부분을 유상 또는 무상으로 사용하였고 태릉사격장 내에서 예식장․수영장․골프장 등이 사용되어 사적지의 목적성을 훼손하는 문제점이 예전부터 제기되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태릉사격장은 조금 복잡하게 얽혀진 역사가 있다.

- 1970년~77년까지 대한사격연맹에서 무상사용,

- 1977년~2000년까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무상사용권 허가

-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토지사용계약을 대한사격연맹(77년~79년)과 태릉푸른동산(79년~02년)과 맺고 일정 수익금액을 체육기금으로 받음.

- 2002년~2005년 (재)한국사격진흥회 유상사용

- 2005년12월30일 국유재산 사용불허 처분

 

 그런데, 1998년 감사원 지적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사용허가권이 취소되었지만 실제 사용자인 태릉푸른동산에서 2002년까지 무단 사용함으로서 약 34억원의 변상금이 징수되었다. 또한 2002년부터 사용한 (재)한국사격진흥회 역시 국유재산사용료 미납 건등으로 2006년부터 한국사격진흥회의 태강릉 사용이 불허 처분되었다. 

 문화재청에서는 태릉사격장 내에서 예식장․골프장․수영장으로 이용되어 사적지의 역사성이 훼손된 점과 사격장 토양오염, 국유재산 무단 사용과 변상금 체납 등을 지적하면서 사격장 철거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사적지로서 왕릉의 문화유산 원형을 복원하고 세계유산 등록을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다.

 

[그림 2] 태강릉 사적지 현황도

165만㎡ 중 1/3 정도가 (재)한국사격진흥회, 대한체육회, 국방부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들 역시 군사정권시절부터 태․강릉 일부분을 유상 또는 무상으로 사용하였고 일부에서는 예식장․수영장․골프장 등으로 사용되어 국가재산사용의 문제점이 예전부터 제기되었다

 

잃어버린 왕릉의 역사성을 회복하여 한국문화의 원형을 종합복원해야 한다.

 왕릉의 보존과 관리 상태를 보면, 군사정권 시절부터 사적지의 목적과 무관하게 국가토지사용 허가, 사용권한 이전, 사적지 불법사용, 훼손 등의 사례가 빈번하고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서 문화원형을 회복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국가소유토지를 사적지로서 올바르게 보존관리하지 못한 문제점이 예전부터 계속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점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사전에 대비하지 못한 점은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문화 선진국 도약을 위한 미래의 청사진을 자주 언급하지만 그 동안 실천부분에서는 많이 미흡했다. 앞으로는 전통문화의 정체성과 문화유산의 역사성을 회복하기 위해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미래지향적인 문화유산 보존관리를 위해 구체적인 실천과 관심으로 문화시대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양한 문화유산 가운데 '궁궐과 왕릉, 종묘'로 이어지는 문화유산을 종합적으로 복원하는 것은 전통문화를 체계적이고 일괄성있게 한국문화의 원형을 복원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그 동안 외면했던 왕릉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잃어버린 역사성을 회복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면서 미래의 문화시대를 맞이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출처 : 사단법인 한국의 재발견
글쓴이 : 한국의재발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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