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스크랩] 지안재와 지리산 다랭이논 그리고 가을 풍경

깜보입니다 2007. 12. 10. 23:24

 

이번 여행은 길 위의 여행이다.

이 길은 가을 분위기에 흠뻑 빠지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닌 길이다.

생초 IC를 벗어나자 마자 가을걷이가 한참인 황금 벌판이 여행객을  맞이하고 곧이어 오염되지 않은 임천강이 은빛 물결에 출렁인다.

강가에는 바지가랑이를 걷은 채 강물에 두 발을  담근 채 은어 낚시하는 이들을 만나곤  한다.

단풍은 아직 일러 붉지 않아도 지리산 깊은 산골 마을 다랭이 논의 풍경은 정겹기 그지 없다.  특히 금대암 가기 전의 다랭이논을 한 번 보라.

지리산 길 위 여행의 클라이막스는 오두재와 지안재가 될 것이다.

평범한 고갯길인 오두재의 일몰이 장관이라면 지안재는 그 생김생김으로 길 가는 이의 걸음을 멈추기에 충분하다. 사진찍는 이들로 북적거리더라도 이 기이하게 생긴 도로는 언제 봐도 참 예술이다.

 

 

들판에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 보낸 나로서는 마음이 착잡하다.

가을이 되면 길을 지나던 도외지 사람들이 무턱대고 소리를 지르며 사진을 찍곤 하였던 기억들....

어린 나이에 왜 그렇게 마음이 아팠던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한참 추수 중이었다.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이 간절하였지만, 그들에게 아무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그러기에는 너무 염치가 없었다. 탈곡을 끝낸 볏단만 찍고 서둘러 차를 탔다. 어릴적 기억이 머리를 맴돌기 시작......

 

 

 

임천강의  낚시

 

 

추성동 마을의 의자

곰돌이들이 의자를 받치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한 샷 했다.

 

 

 

 

연리목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몸통이 합쳐쳐 하나가 된 것을 연리목(連理木)이라 한다.

이 연리목은 수종이 서로 다른 굴참나무와 층층나무, 팽나무가 결합되어 있어 더욱 상서로운 나무라고 한다.

이 나무 앞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기도하면 부부간의 애정도  깊어지고 남녀간의 사랑도 이루어진다 하니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 보는 것도 좋을 법하다.

 

 

 

마천면 다랭이논

지리산 마천면은 골이 깊어 곳곳이 다랭이논이다.

그 중 금대암 가는 길의 다랭이논이 가장 아름답다.

산골 마을은 이미 벼베기가 한창이어서 조금의 아쉬움은 남는다.

9월 끝자락이나 10월 초가 적당할 둣하다.

 

 

 

오두재

마천면에서 1023번 국도를 타고 함양 방면으로 가면 두 개의 높은 고갯길이 있다.

바로 오두재와 지안재이다.

오두재에 이르자 이미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였다.

 

 

오두재 정상에는 장승들과 솟대들이 길손들을 맞이하고  배웅한다.

 

 

지안재

여행의 마무리는 지안재였다.

함양가는  길목에 위치한 지안재는 길 모양이 뱀처럼 구불구불하고 특이해 사진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야경은 자동차의 불빛 궤적과 어울려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이 날은 삼각대를 미처 준비하지 못하여 어두워져서는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쑥부쟁이와 해질녘의 차분한 공기에 만족해야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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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김천령의 바람흔적
글쓴이 : 김천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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