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스크랩]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깜보입니다 2009. 10. 27. 00:29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길가에 차례없이

    어우러진 풀잎들 위에

    새벽녘에 몰래 내린 이슬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선풍기를 돌려도 겨우

    잠들수 있었던 짧은 여름밤의

    못다한 이야기가 저리도 많은데


    아침이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 신선한 바람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숨이 막히던 더위와

    세상 끝날 이라도 된것 같던

    그리도 쉼없이 퍼 붓던 소나기에


    다시는

    가을 같은것은 없을줄 알았는데

    밤인줄도 모르고 처량하게 울어대는

    가로수의 매미소리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상큼하게 높아진 하늘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이왕 묻어온 가을 이라면

    촛불 밝히고 밤새 읽을 한권의 책과


    열무 김치에

    된장찌개 넣어 비벼 먹어도

    행복한 그리운 사람이 함께한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좋은글에서

     

     

     

    출처 : 명례방협동조합
    글쓴이 : R2™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