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스크랩] 동지섣달 꽃 본 듯이, 冬至

깜보입니다 2010. 12. 22. 11:47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동지하면 떠오르는 흥겨운 우리민요입니다. 그런데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란 말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요즘에야 사시사철 꽃을 볼 수 있게 됐지만 옛날에는 추운 겨울인 동지섣달에 꽃을 본다는 것을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동지섣달 보기 힘든 꽃을 봤다면 재수가 매우 좋다고 여겼다고 합니다.

돌아오는 12월 22일이 바로 동지입니다. 국가지식정보자원관리 사업으로 구축된 ‘e뮤지엄(http://www.emuseum.go.kr)’과 함께 24절기 중의 하나인 동지에 대해 알아볼까요?


>> 동지의 어원과 유래 

1) 동지의 어원  
명절은 1년을 주기로 해마다 같은 시기에 주기적으로 반복되는데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절기로는 정월초하루, 대보름, 입춘, 중화절, 삼월 삼짇날, 사월 초파일, 오월 단오, 유월 유두, 칠월 칠석, 삼복, 백중, 추석, 구월 구일, 시월상달, 동지, 납일 등이 있습니다.
동지는 24절기의 하나로 대설과 소한 사이에 있으며 음력 11월 중, 양력 12월 22일경으로 일 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입니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동짓날을 '아세(亞歲)'라 했고, 민간에서는 흔히 '작은 설'이라 했습니다. 고대인들은 1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긴 동짓날을 태양이 죽음에서 부활하는 날로 믿어 축제를 벌이고 태양신에게 제사했습니다. 중국 주나라에서 당나라까지 동지를 설로 삼은 것도 동지가 지닌 생명력과 광명의 부활력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 팥죽을 먹어야 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는 속신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2) 동지의 유래 
대담(동짓날귀신쫓을때하는행동과말), 출처:한국학중앙연구원동지는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어 음(陰)이 극에 이르지만, 이 날을 계기로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여 양(陽)의 기운이 싹트는 사실상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중국의 《역경(易經)》에는 태양의 시작을 동지로 보고 복괘(復卦)로 11월에 배치했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주(周)나라에서는 11월을 정월로 삼고 동지를 설로 삼았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책력과 풍속이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옛 사람들은 이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경사스럽게 여겨 속절로 삼았습니다. 이것은 동지를 신년으로 생각하는 고대의 유풍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전통사회에서는 흔히 동지를 '작은 설' 이라 하여 설 다음 가는 경사스러운 날로 생각했습니다. 


>> 동지 팥죽

동짓날에는 동지팥죽 또는 동지두죽·동지시식이라는 오랜 관습이 있는데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여기에 찹쌀로 단자를 만들어 넣고 끓여 먹었습니다. 단자는 새알만한 크기로 하기 때문에 '새알심' 이라 부릅니다. 새알은 자기 나이대로 넣어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팥죽을 다 만들면 먼저 사당에 올리고 각 방과 장독, 헛간 등 집안의 여러 곳에 담아 놓았다가 식은 다음에 식구들이 모여서 먹었습니다. 사당에 올리는 것은 천신의 뜻이고, 집 안 곳곳에 놓는 것은 악귀를 모조리 쫓아낸다는 뜻이었습니다.


>> 동지팥죽의 유래 

동지 팥죽,출처:관광지식정보시스템중국의 『형초세시기』에 의하면, 공공씨의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서 역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아들이 평상시에 팥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동짓날 팥죽을 쑤어 악귀를 쫓아낸다고 믿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 어느 임금이 난을 만나 피난을 가서 백마의 피를 뿌려 제사했더니 난리를 무사히 보냈다고 합니다. 그 후부터 백마의 피 대신 핏빛 나는 팥죽을 쓴 데서 유래한다고도 합니다. 또한 팥죽은 색이 붉어 양색이므로 음귀를 쫓는 데에 효과가 있다고 믿었으며 민속적으로 널리 활용되었습니다. 전염병이 유행할 때에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하며 사람이 죽으면 팥죽을 쑤어 상가에 보내는 관습이 있는데 이는 상가에서 악귀를 쫓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사람이 드나드는 대문이나 문 근처의 벽에 뿌리는 것 역시 악귀를 쫓는 축귀 주술행위의 일종입니다. 경사스러운 일이나 재앙이 있을 때도 팥죽·팥떡·팥밥을 하는 것은 모두 같은 의미입니다.
동짓날에도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 데요, 동짓달에 동지가 초승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께 들면 노동지라고 합니다. 동지팥죽은 이웃에 돌려가며 나누어 먹기도 합니다.


>> 동지점복

제주도에서는 동지 날씨로 점을 칩니다. 보통 동지는 추워야 좋다고 하는데 날씨가 따뜻하면 질병이 유행할 징조라고 하며 동지에 눈이 내리면 보리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합니다.
전라도에서는 팥죽으로 농점을 칩니다. 이날 동지 팥죽을 쑤어 조상에게 천신하고 집안의 잡귀를 주술한 뒤에 12개의 접시를 가지런히 놓고 맨 처음 접시는 정월 접시, 두 번째 접시는 2월 접시로 하여 12개의 접시에 달을 정하고 각 접시에 한 국자씩 팥죽을 담아 식은 뒤에 팥죽 모양을 보고 점을 칩니다. 팥죽이 식어도 그 표면에 아무런 금이 생기지 않은 그릇은 그 달에 농작이 순탄하고 금이 생기면 그 달 농작이 나쁜데 특히 그릇 가에 물기가 있으면 그 달에 비가 많이 오고 물기가 없으면 가물다고 생각했습니다. 농촌에서는 모심고 가꾸는 4~6월 달 접시의 물기를 유심히 살폈습니다.
그런데 강원도 지방에서는 날씨가 따뜻하여 동짓날 팥죽이 쉬면 풍년이 든다고 했습니다. 동래 지방에서는 동짓날에 입춘에 하는 보리 뿌리점을 쳤습니다. 이 날 보리를 뽑아 그 뿌리가 세 개 있으면 풍작이고 두 개 있으면 평작이며 한 개 있으면 흉작이라고 여겼습니다. 동짓날에 솔개나 매, 까마귀 같은 흉조가 마을 위로 지나가면 다음해에 마을에 불상사가 발생하며 꼭 누군가가 죽는다고 했습니다.


>> 동지 풍속

동짓날 궁 안에 있는 내의원에서는 소의 다리를 고아, 여기에 백강․정향․계심․청밀 등을 넣어서 약을 만들어 올렸습니다. 이 약은 악귀를 물리치고 추위에 몸을 보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대한융희4년력(책력), 출처:e뮤지엄  또, 예부터 “단오(端午) 선물은 부채요, 동지(冬至) 선물은 책력(冊曆)이라.”는 말이 있지요. 전통사회에서는 단오가 가까워 오면 여름철이라 친지와 웃어른께 부채를 여름 선물로 선사하고, 또 동지가 되면 책력을 선사하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책력은 농경사회에서 생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요긴하게 사용되었던 생활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짓날에는 관상감에서 새해의 달력을 만들어 궁에 바치고 나라에서는 '동문지보'라는 옥새를 찍어 백관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각사의 관리들은 서로 달력을 선물했으며 이조에서는 지방 수령들에게 표지가 파란 달력을 선사했습니다. 동짓날이 부흥을 뜻하고 이 날부터 태양이 점점 오래 머물게 되어 날이 길어지므로 한 해의 시작으로 보고 새 달력을 만들어 가졌던 것입니다.
매년 동지 무렵이 되면 제주 목사는 특산물로서 귤을 상감에게 진상했습니다. 궁에서는 진상 받은 귤을 대묘에 올린 다음에 여러 신하에게 나누어주었고 멀리에서 바다를 건너 귤을 가지고 상경한 섬사람에게는 그 공로를 위로하는 사찬(임금이 음식을 내려줌)이 있었으며 또 포백(베와 비단)을 하사했습니다. 멀리에서 왕의 은혜에 감화되어 진기한 과일을 가져온 것을 기쁘게 여겨 임시로 과거를 실시해서 사람을 등용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것을 황감제라 했습니다.
그 밖에 민간에서는 동짓날 부적으로 악귀를 쫓고 뱀 ‘사(蛇)’자를 써서 벽이나 기둥에 거꾸로 붙여 뱀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 동지 시식

동지 무렵이면 평안도와 함경도 지방에서는 영하의 추운 날에도 냉면을 먹는 것을 별미로 알았습니다. 냉면은 메밀로 국수를 하고 김칫국물에 무김치, 돼지고기, 배, 삶은 계란 등을 넣어 차게 먹었습니다. 또한 옛날에는 청어를 천신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궁중에서는 임금님이 내신과 공신에게 특별히 내리던 음식으로 우유와 우유죽이 있었습니다.
우유는 보통 서양문물이 들어온 이후의 식품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우리나라도 수백 년 전부터 이를 식품으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마실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조정이나 특권계급에서 보양제로 섭취해 이를 귀하게 여겨 타락(駝酪)이라는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 참고문헌 & 사이트
 - <한국전통절식․풍속음식에 대한 인지도․기호도 조사> 익산지역 남녀고등학교 중심으로 , 유성미, 2007
 - <세시풍속 : 총괄편> 국립문화재연구소[편], 2006
 -  국가문화유산종합정보서비스 홈페이지
 -  한국전통음식연구소 홈페이지

 

>국가지식포털

출처 : 사단법인 한국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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