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선조들은 물 이름을 32가지로 썼다

깜보입니다 2008. 2. 1. 13:32

선조들은 물 이름을 32가지로 썼다


자연이 선물한 32가지 '물'

우리가 매일같이 마시고 있는 물에도 각자의 이름이 있고 그 이름에 따라 성질과 맛도 제각각이다. 지금은 쇼핑을 통해 대형할인점 등에서 석수와 샘물, 수염차, 옥수수차, 탄산수 등 다양한 맛과 종류의 물을 진열된 것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옛 선조들은 물의 성질과 효능, 계절에 따라 얻어지는 물에 32가지의 다른 이름을 붙였다.

이중 자연에서 얻어 좋은 약으로 사용한 물은 샘물과 빗물, 눈 녹은 물, 이슬, 온천 등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새벽에 처음 길은 우물물인 정화수(井華水)는 입냄새를 없애고 얼굴빛을 좋아지게 하며 '좋은 우물물'이라는 뜻을 가진 한천수(寒泉水)는 조피열매에 중독된 것을 잘 풀 뿐 아니라 목에 걸린 물고기 뼈를 내려가게 한다.

또 '정월에 처음 내린 빗물'인 춘우수(春雨水)는 부부간 한잔씩 마시고 성생활을 하면 임신을 하게 된다고 알려졌고 '매화열매가 누렇게 될 때 내린 빗물'인 매우수(梅雨水)는 독이 없으면서도 옷의 때를 없애는 잿물 역할을, '나무에 뚫린 구멍에 고인 빗물'은 반천하수(半天河水)는 심병과 귀주, 광사를 낫게 하는 효능을 갖고 있다.

동상(冬霜:겨울철에 내리는 서리)과 납설수(臘雪水:섣달 납향에 온 눈 녹은 물), 추로수(秋露水:가을 이슬을 받은 물), 국화수(菊花水:국화 밑에서 나는 물), 옥정수(玉井水:옥이 있는 곳에서 나오는 샘물) 또한 자연에서 나와 사람의 몸을 치료해주는 좋은 약으로 쓰였다.

'물'속에 숨어있는 작은 과학

물을 이용한 선조들의 지혜는 생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예로부터 일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고 여겼던 단오절(음력 5월5일)에 여자들은 창포 이슬을 받아 화장수로 사용하고 창포를 삶아 머리를 감고 목욕을 했다. 또 어린 아이들은 창포를 삶은 물로 얼굴을 씻어 깨끗이 했다.

조상들은 단오절에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면 일년동안 병이 생기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며 젊은 아낙네들과 처녀들이 즐겨 사용해왔다.

또 빨래를 할 때는 시루 안에 짚을 깔고 부엌의 재를 담은 뒤 그 위에 물을 부어 만든 잿물을 사용했다. 잿물은 특히 가장 일찍부터 알려지고 사용된 알칼리수로 물을 오염시키지 않을 뿐 아니라 세정작용이 있어 세제나 표백제, 염색 등에 사용된다.

예전에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우물에도 '숯'을 이용한 작은 과학이 숨어 있다. 선조들은 우물을 팔 때 깨끗하게 씻은 숯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자갈을 올려놓고 1년에 한 번씩 우물을 청소할 때마다 숯도 함께 갈아 주었다.

우물물의 맛이 좋은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 숯 속에 들어 있는 미네랄 때문에 물맛이 좋아질 뿐 아니라 숯에 있는 미세한 구멍들이 물속의 더러운 물질을 빨아들여 언제나 깨끗한 물을 이용할 수 있었다.

노컷뉴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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