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펌)우리궁궐지킴이

깜보입니다 2019. 11. 6. 14:35

<오후여담>우리궁궐지킴이 20년

박현수 조사팀장

경복궁 등 5대 궁궐에서 내·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궁에 얽힌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해설사들이 있다.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소중한 문화유산을 알고, 찾고, 지켜가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우리궁궐지킴이’들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현장에서 그곳의 역사와 다양한 사건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역사에 무관심했거나, 역사를 암기 공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해설사 설명을 들으면서 역사의 재미와 교훈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애정도 깊어진다.

‘한국의 재발견’이라는 민간단체는 20년째 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8년 ‘겨레문화답사연합’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2년 명칭을 바꿨다. 현재 자원봉사자 5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정년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사는 어르신도 있고, 전업주부, 대학생도 있다. 전공이나 좋아하는 분야도 제각기 다르다. 봉사자들은 해설 범위를 궁궐에서 왕릉, 종묘, 성균관, 사직단, 환구단 등으로 점점 확대하고 있다. 해설을 신청한 이용자들은 연간 3만 명이 넘는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원하는 날짜와 시간, 장소에 맞춰 무료로 해설해 준다. 개인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과 동호회 등에서 단체로 신청하는 사람도 계속 늘고 있다.

이들은 주말에 더 바쁘다. 해설사 역할은 물론 문화유산 주변 환경과 관람질서, 문화재 정책 등에 관한 모니터링을 통해 문화유산을 가꾸기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 덕수궁 선원전 터에 미국대사관 아파트 신축 반대 운동을 벌여 2004년 제1회 대한민국 문화유산상 봉사·활용 부문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그 외에도 문화유산에 대한 시민강좌,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등의 활동도 하고 있다. 이들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영어 해설을 위해 자비를 들여 학원에 다니기도 한다. 해설사가 되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9개월간의 역사교육과 현장실습을 거쳐야 한다. 문화유산을 지키고, 우리 역사를 바르게 알리고자 하는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자봉 천사’이자 애국자들이다.

한국의 재발견은 오는 9일 오후 4시 성균관대 유림회관에서 ‘우리궁궐지킴이’ 활동 20돌 기념행사를 연다. 그들이 더 많이 활동하기를 기대한다. 정부와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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