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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옥, 이상과 지혜가 결합한 친자연적 가옥

깜보입니다 2012. 1. 30. 16:14

한옥, 이상과 지혜가 결합한 친자연적 가옥 관련이미지

한옥, 이상과 지혜가 결합한 친자연적 가옥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으로 지은 ‘한옥'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옛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한옥마을의 방문객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한옥을 개조한 레스토랑과 카페, 갤러리, 박물관 등은 단아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전통미 물씬 풍기는 한옥은 고급 숙박시설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며, 집주인의 취향이 반영된 멋스러운 한옥은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급속도로 사라져가던 한옥이 재조명받게 된 것은 환경문제와 삶의 질,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부터입니다. 고층빌딩과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여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한옥은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여겨지게 되었고, 여기에 한옥의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과거에 머물러 있던 한옥은 우리의 생활방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첨단 건축공법과 현대적 감각이 결합하여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한옥들은 디자인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는 한옥이 콘크리트 일색의 도시에 새로운 색을 입히고 있는 요즘, 지식자원관리사업으로 구축된 '문화재 학술조사 연구정보 DB (http://www.nricp.go.kr)'와 '장서각 소장 국학자료 (http://yoksa.aks.ac.kr)' 의 도움을 받아 한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옥의 특징과 구조

모든 것을 행함에 있어 자연과의 조화를 최고의 이상으로 삼았던 우리 선조들은 인간은 물론 거주공간까지도 자연의 일부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집 한 채를 짓더라도 주위 경관을 거스르지 않는 장소를 골라 나무, 돌, 흙 등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했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살리기 위해 인공적인 기교와 장식은 최대한 배재했습니다. 실제로 한옥 내부를 살펴보면 비뚜름하고 굴곡진 대들보와 서까래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집을 지을 때 휘어져 있는 나무를 다듬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한옥의 미학은 자연의 생명력을 그대로 표현하는데 있기 때문에 굽어진 것은 굽어진 대로, 옹이가 있는 것은 옹이가 있는 대로 사용했던 것이지요.

자연 그대로의 서까래 (새창)
자연 그대로의 서까래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시대에는 신분에 따라 집의 크기와 장식 등에 제한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집을 짓는데 사용되는 기본 재료에는 별 차이가 없었지요. 우선, 집의 외벽은 열기와 냉기를 차단시키는 역할을 하는 흙으로 만들었습니다. 흙은 단열효과와 축열성능이 뛰어난 재료로, 온도조절은 물론 습도조절, 통풍, 환기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 내부는 한지로 도배를 하고 출입문과 창문 역시 한지를 발랐는데, 추위를 막아주고 습도를 조절해주는 한지는 햇빛을 적절히 차단해주는 커튼의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바닥에 바른 한지에 콩기름은 발랐다는 것으로, 이는 윤기를 내고 방수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였습니다. 기둥·서까래·문·마루 등은 나무로 만들고 지붕은 기와나 초가를 덮었는데, 대개 신분이 높거나 부유한 집에서는 기와를, 일반 서민들은 볏짚으로 이은 초가를 썼습니다. 구하기도 쉽고 무게가 가벼워 지붕의 재료로 널리 사용된 초가는 단열이 잘되어 여름에는 더운 기운을, 겨울에는 차가운 기운을 막아 주었습니다. 또한 비가 잘 스며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었지요.

경북 안동군 하회마을의 초가집 모습 (새창)
 경북 안동군 하회마을의 초가집 모습
    출처: 행정정보 DB                                             ☞ 바로가기

집을 짓는데 사용되는 기본 재료가 비슷했던 것과는 달리, 집의 구조는 집주인의 신분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흔히 ‘반가'라고도 불리는 상류계급의 가옥은 남녀노소와 신분에 따라 각 공간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었는데, 이러한 형태로 만들어지게 된 이유로는 대가족이 함께 살았다는 것 외에도 유교 질서의 구현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조선의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성리학이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된 16세기 이후로는 집을 지을 때 안채, 사랑채, 행랑채 등으로 동을 분리하고 각 채는 마당을 통해 연결되는 구조가 정착됐는데, 안채와 사랑채에는 양반들이, 대문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행랑채에는 머슴들이 기거했습니다. 반면, 일반 서민들이 살았던 민가는 대개 한두 채 정도의 단출한 구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구조로는 부엌 하나에 방이 두개인 3칸 형식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초가삼간'이란 이렇게 최소한의 조건만 갖춘 집을 일컫는 말입니다.

사랑채 외부 모습 (새창)
사랑채 외부 모습
    출처: 장서각 소장 국학자료                                         ☞ 바로가기




>> 온돌과 마루, 한옥의 특별한 공간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주거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지역이든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했기 때문에 추위와 더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형태의 주택이 발달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온돌과 마루가 결합된 한옥이었습니다. 우리 민족 고유의 난방장치인 온돌은 열의 전도·복사·대류를 이용한 것으로, 아궁이에 불을 때면 화기가 방 밑을 지나 방바닥 전체를 데우고 연기는 굴뚝을 통해 빠져나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일반 서민들의 난방시설로 여겨졌으나 점차 상류계급의 주택에도 보급되었고, 18세기부터는 거의 모든 주택에 온돌이 만들어지면서 보편적인 난방시설로 정착되었습니다.

바닥 전체를 따뜻하게 만들었던 온돌은 우리의 생활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거 입식생활을 하던 시절에는 방안에 의자, 식탁, 침대 등이 있어 바닥과 접촉할 일이 없었지만, 온돌이 자리 잡은 이후로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방바닥에 앉아서 생활하는 좌식생활이 뿌리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양반다리 역시 온돌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입식생활에 익숙해진 요즘에도 바닥에 앉을 때 만큼은 이 자세로 앉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옥의 또 다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하나의 공간을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 역시 온돌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침대를 둔 공간이 별도로 존재하는 양옥과는 달리, 한옥에서는 이불과 요를 필요할 때만 펴고 걷었기 때문에 낮에는 침실이 아닌 다른 공간으로 쓸 수 있습니다. 즉, 밥상을 놓으면 식당이 되고 책상을 놓으면 공부방이 되며 일을 할 땐 작업실이 되고 손님이 오면 응접실이 됩니다.


온돌이 겨울을 나는 공간이라면, 나무판자를 깔아서 만드는 마루는 여름을 나는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열기를 막기 위해 지면보다 높이 만들어진 마루는 마당 쪽으로 완전히 개방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람이 잘 통하는 탓에 일찍부터 곡식을 저장하는 장소로 활용되었으며, 안방과 건넌방 혹은 사랑방과 누마루 사이에 위치하여 서로 다른 공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온돌과는 달리 마루의 형태는 지역이나 집의 규모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그 모양과 쓰임새에 따라 흔히 대청마루, 쪽마루, 뜰마루, 툇마루, 누마루 등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바닥을 마루 널로 꾸민 넓은 방의 의미하는 대청마루는 건물의 실질적인 중심부로, 집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례와 격식의 공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쪽마루는 출입이 잦은 방 앞에 덧붙여 설치한 것이며, 뜰마루는 집의 기본적인 구조와는 별개로 공간을 연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툇마루의 경우 방 앞쪽에 툇간을 두어 거기에 마루를 구성하는 것으로 한옥의 주요한 특성으로 꼽힙니다. 마지막으로 누마루는 한층 높게 만든 마루로, 세 면이 개방되어 있어 조망과 휴식에 적합했습니다.

한옥의 내부 모습 - 대청마루 (새창)
한옥의 내부 모습 - 대청마루 
    출처: 장서각 소장 국학자료                                        ☞ 바로가기




>>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획일화된 아파트와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살아온 현대인들에게 한옥은 여전히 특별한 공간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옥은 의외로 가까운 곳이 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속에도 옛 모습을 간직한 전통한옥이 남아있고, 최첨단 빌딩들 사이에도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개량한옥들이 버젓이 존재합니다.


> 한옥마을

한옥의 정취를 느끼고 한옥생활을 체험해보기 가장 좋은 장소는 단연 한옥마을입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서울의 남산골한옥마을과 북촌한옥마을,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전주 한옥마을,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 등을 꼽을 수 있는데 한옥은 물론 그 지역 고유의 문화까지 체험할 수 있어 사시사철 국내외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구 필동에 위치한 남산골 한옥마을은 청학이 노닐었다고 하여 ‘청학동'으로도 불렸는데, 경관이 아름다워 삼청동·인왕동·쌍계동·백운동과 더불어 한양 5동으로 손꼽히던 곳이었습니다. 현재 이곳에는 사대가로부터 일반평민의 집에 이르기까지 총 다섯 채의 전통한옥이 있으며, 전통공예관을 설치하여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능보유자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위치한 북촌은 전통가옥이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조선시대에는 왕족과 고위관직에 있던 사람들이 살았던 고급 주거지구로 유명했습니다. 북촌의 역사와 가치를 홍보하고 일반인들에게 수준 높은 전통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북촌문화센터에서는 북촌 투어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한문서예, 실용민화, 칠보, 전통자수 등 다양한 문화강좌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남산골 한옥마을 전경 (새창)
남산골 한옥마을 전경
    출처: 행정정보DB                                                   ☞ 바로가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래로 관광객 수가 급증하고 있는 안동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동성마을로, 서민들이 놀았던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선비들의 풍류놀이였던 ‘선유줄불놀이’가 현재까지도 전승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회마을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은 경주 손씨와 여강 이씨 종가가 서로 협조하여 500년의 역사를 이어온 곳으로, 조선시대 상류주택을 포함한 54호의 기와집과 이를 에워싸고 있는 100여 호의 초가가 잘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매우 큰 곳으로 손꼽힙니다. 1930년을 전후로 일본인들의 세력 확장에 대한 반발로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전주 한옥마을은 인근에 세워진 서구식 건축물들과 어울려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성곽과 280여 동의 초가집이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는 120세대 220여 명의 주민들이 실제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어 남부지방 특유의 주거양식과 생활방식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 (새창)
▶ 경북 안동 하회마을
    출처: 행정정보 DB                                              ☞ 바로가기



> 문화공간

한옥마을이 전통적인 거주지로서의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면, 한옥을 개조한 갤러리와 박물관은 특색 있는 문화공간으로서의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아름다운 차박물관(http://www.tmuseum.co.kr)’은 ㅁ자 구조의 한옥을 개조하여 조성한 곳으로, 차와 관련된 차살림 유물들을 보유·전시하고 있는 박물관과 도자기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갤러리, 전 세계 110여 종의 다양한 차를 보유한 티샵, 그리고 그윽한 향의 차를 맛볼 수 있는 티카페로 구성되어 있는 복합 문화공간입니다. 자연광과 외부 풍경을 끌어오기 위해 통유리로 마감한 박물관 벽은 개방적인 느낌을 주며, 투명한 뚜껑을 덮은 마당은 한겨울에도 따뜻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어 한옥 고유의 느낌은 살리면서 편리함을 더했지요.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또 하나의 차박물관인 ‘작은茶박물관'에도 한국전통차를 주제로 고려-조선시대의 막사발과 고가구, 중국의 차 주전자, 찻잔 등 차와 관련된 다양한 물건 500여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오원 장승업의 생가 터에 만들어진 이곳은 제절에 만든 다양한 우리 차를 오랜 세월이 묻어 있는 다완을 사용하여 마실 수 있어 한옥의 운치와 옛 사람들의 풍류를 체험해 보고픈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옥을 그대로 이용한 '차박물관'의 티까페(Tea Cafe) (새창)
한옥을 그대로 이용한 '차박물관'의 티까페(Tea Cafe)
    출처: 아름다운 차박물관 홈페이지                   ☞ 바로가기

종로구 통의동에 가면 사진전문 갤러리 ‘류가헌(http://www.ryugaheon.com)’을 만날 수 있습니다. 두 채의 한옥이 나란히 기와지붕을 맞대고 있는 류가헌은 크게 갤러리채와 사무동으로 나뉘는데, ㄱ자형의 전시공간과 다양한 사진서적을 보유한 북카페로 구성되어 있는 갤러리채는 작가와 관람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무동으로 사용되는 조금 작은 한옥은 사진작가의 작업실과 디자인 스튜디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옥 갤러리 '류가헌'의 내부 모습 (새창)
한옥 갤러리 '류가헌'의 내부 모습
    출처: 류가헌 홈페이지                                    ☞ 바로가기

소격동에 위치한 갤러리 ‘학고재(http://www.hakgojae.com)'는 한옥의 예스러운 멋과 현대적인 감각이 세련되게 어우러진 곳입니다. ‘학고재'라는 이름은 ‘옛것을 배워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뜻의 논어 구절 ‘학고창신(學古創新)’에서 따온 것으로, 옛것과 새것의 교감을 지향하는 공간답게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은 물론, 해외 작가들의 진취적인 작품 등이 꾸준히 전시되고 있습니다.

한옥의 멋을 살린 갤러리 '학고재'의 외부 모습 (새창)
 한옥의 멋을 살린 갤러리 '학고재'의 외부 모습
    출처: 학고재 홈페이지                                                                                   ☞ 바로가기

안국동에 있는 ‘갤러리 아트링크(http://www.artlink.co.kr)'와 창성동에 있는 ‘옆집갤러리(http://www.nextdoorgallery.co.kr)’, 관훈동에 있는 '경인미술관(http://www.kyunginart.co.kr)' 역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 공간으로, 일 년 내내 다채로운 전시와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 국가지식포털 객원 기자 주유정 -

출처 : 사단법인 한국의 재발견
글쓴이 : 한국의재발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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